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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적 제자도(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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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SEAN AN
댓글 0건 조회 2,478회 작성일 17-07-04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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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적 제자도 (1)_ (Missional Discipleship) (1)

                                                             이상훈 교수  


2차 세계대전은 인류역사상 가장 끔찍한 전쟁으로 기억될 것이다그 중에서 독일과 소련이 대면했던 동부전선(Eastern Front)은 무려 3천만 명의 사망자를 낳았던 엄청난 비극의 현장이었다민간인을 제외한 독일군 사망자 수만도 430만 명에 이르렀다 하니 그 전체적 피해는 상상을 초월한다.그러나 더 놀라운 사실은 독일과 맞서 싸웠던 소련군의 피해였다그 전쟁에서 죽은 소련군의 전사자 수는 무려 1060만 명독일의 두세 배에 이른다.그렇다면 무슨 이유로 소련군의 희생이 이렇게 엄청났던 것일까이유는 다른 것이 아니었다평소 전쟁을 철저히 준비해왔던 독일군과는 달리 소련군은 훈련되지 못했던 초년병들과 그나마 맞서 싸울 만한 무기조차 제대로 공급받지 못한 열악한 환경 때문이었다소련군은 목숨을 방패삼아 독일군의 탄환을 소진케 했고 이들의 희생을 대가로 지친 독일 군을 향해 반격을 가하는 전략을 펼칠 수밖에 없었다.

 

 

제자도선교적 운동의 엔진 (Discipleship: Engine of Missional Movement)

 

선교는 전쟁이다선교의 현장에는 종교와 인종문화와 사상의 갈등이 존재한다깊은 긴장과 대립 속에서 그리스도의 구속의 복음을 증거해야 하는 곳이 바로 선교지이다우리의 현장도 마찬가지다세계화의 물결 속에서 타문화권에서 경험되던 모든 문제들이 지금은 눈앞에 현실로 펼쳐지고 있다선교는 전쟁이기에 그 전쟁을 낭만적으로혹은 추상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패배를 자초하는 원인이 되고 말 것이다.

얼마 전 영국의 선교적교회 운동을 가장 성공적으로 이끌어 왔던 마이크 브린(Mike Breen)은 왜 선교적 운동은 실패할 것인가“(Why the Missional Movement will Fail)라는 도전적인 글을 발표했다가히 선교적 르네상스라고 불릴 만큼 정교한 네트워크와 영향력이 밀집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는 현재의 선교 열기가 하나의 유행으로 머물다 곧 사멸하게 될 수 있다는 경고를 했던 것이다그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단지 생존이 아닌 하나님 나라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총명한 시민(성도)들을 전쟁에 필요한 적절한 훈련 없이 가장 치열한 전투 현장에 투입하고 있다.”

그의 논지는 이렇다과거 서구교회에서 일어났다 사라진 많은 운동들을 볼 때그 종말의 원인은 한결같았다그것은 운동을 이끌어 갈 핵심적인 엔진이 없었기 때문이다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그의 표현에 의하면 모든 사람들이선교적 교회선교적 공동체혹은 선교적 소그룹을 이야기 한다.아마도 복음전도와 교회성장이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현실 속에서 선교적교회 운동이 그나마 새로운 돌파구와 대안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때문일 것이다그러나 그것이 아무리 신선하고 훌륭해 보인다 할지라도 엔진이 없다면 결국 어느 곳에도 도달하지 못할 것이라고 그는 경고한다.

그렇다면 그 엔진은 무엇일까실망스럽게도(?) 그것은 어떤 새로운 발명품나 기막힌 프로그램이 아니다그것은 바로 제자도(discipleship)”이다달라스 윌라드(Dallas Willard)가 이야기한 것처럼 오랫동안 무시되고 잊혀져 왔던 제자도(The Great Omission), 그러나 그 속에 해답이 있다는 것이다. “만일 당신이 제자를 만들 수 있다면 당신은 주님의 교회를 세울 수 있지만당신이 교회를 설립하려 한다면 당신은 결코 제자를 얻지 못할 것이다.” 린의 주장이다선교적교회는 프로그램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아니 프로그램화 되었던 기존의 공고한 사역들을 내려놓는 그 자리에서 선교적 사역은 시작된다건물이나 프로그램혹은 형식이나 조직이 아닌 더 깊은 핵심으로 들어가 주님의 음성을 듣고 주님의 뜻을 구하고 주님의 사역을 분별하여 자신과 공동체를 드릴 수 있을 때 우리는 비로소 그분의 교회가 된다그리고 그곳에서 교회 중심적 선교(Church Centered Missions or Church Centric Missions)가 아닌 하나님 중심의 선교(God Centered Missions or Missio Dei)가 이루어지게 된다.

왜 제자도인가그 대답은 매우 단순하다하나님의 선교는 사람을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웨스트민스터 교리문답에는 하나님은 그의 존재하심과 지혜와 권능과 거룩하심과 공의와 인자하심과 진실하심이 무한하시며 무궁하시며 불면하시다고 기록되어 있다만물의 창조주이시며 역사의 주인 되신 그분이 바로 하나님이시다그는 모든 만물의 근원이 되실 뿐 아니라 모든 존재의 궁극적 목표가 되신다인류의 시작과 구속과 완성이 모두 그로 인해 이루어진다놀라운 사실은 스스로 있는 자전능하신 하나님께서 사람을 부르시고 그들에게 선교적 사명을 위탁하셨다는 점이다사역의 동역자로서 위대한 부름을 주신 것이다그렇다문제는 사람이다사람이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하나님은 선교의 수레바퀴를 움직이지 않으신다그렇기 때문에 선교가 제자도의 우산 아래 있다는 브린의 관점은 매우 타당하다.

 

오늘날 교회의 문제는 예수 그리스도의 참 제자를 양산하는데 실패했다는 점이다마이클 호튼(Michael Horton)은 그의 책 위대한 사명”(The Gospel Commission)에서 제자화에 실패한 교회의 모습을 다음과 같이 묘사했다.

 

오늘날의 교회는 잃어버린 영혼들에게 다가가기는커녕 다가오는 영혼들을 잃어버리고 있는가교회가 양육해 온 영혼들이 과연 진정한 그리스도인으로 성장했는가그들이 무엇을 믿고 있는지왜 그것을 믿는지에 대해 도대체 알고나 있다는 말인가국민 전체는 말할 것도 없고,과연 우리 교회의 성도들을-그리고 우리 자녀들을-제자화하고 있는가?

 

제자화의 실패는 프로그램이 부족해서가 아니다오히려 제자화가 프로그램화된 것이 문제이다아쉽게도 오늘날 제자훈련은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가 아닌 교회의 일꾼을 배출하는 과정이나 혹은 교회성장을 추구하는 방편으로 전락해 가고 있다다양한 제자훈련 프로그램들과 이름조차 열거하기 어려운 단계별 성경공부들이 난무하지만진정한 주님의 제자를 만드는 일은 참으로 묘연해 보인다우리는 주님의 제자를 만들고 있는가아니면 교회의 제자를 만들고 있는가진정 예수의 삶과 사역을 본받고 그의 가르침과 명령에 의거해 세상과 대면하고 세상으로 들어가 복음을 전하는 살아있는 제자를 우리는 만들고 있는가고민해 보아야 한다.

선교적교회 운동도 마찬가지다오늘날 북미지역을 중심으로 일고 있는 선교적 대화”(missional conversation)의 흐름 자체는 새로운 자극과 다양한 사역적 시도들로 인해 에너지와 생동감이 풍부해진 느낌이다. 그렇지만 그 내면에는 예수께서 지속적으로 일깨워 주셨던 제자의 핵심적 삶제자로서 살아갈 때 맞닥뜨릴 수밖에 없는 분명한 실재들이 상실되고 있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선교는 대가를 요구한다인내와 고난의 여정이다그 과정을 건너뛰어 영광만을 약속하는 선교란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고난 없는 영광은 없다(No pain, No glory!). 그것이 바로 선교적 삶을 추구하는 제자들이 감내해야 할 가장 본질적 속성이다다시 한 번 선교적교회 운동의 실패를 논한다면 그것은 우리가 진정한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살아가고 그러한 제자들을 재생산하는 사역에 충실하지 못하다는 이유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제자란 무엇인가참된 예수의 제자는 어떤 사람이고 어떻게 만들어 지는가그리고 그 제자를 향해 선교적 제자도를 강조해야 할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가장 본질적인 문제들로부터 논의를 시작해 보자.

 

 

진정한 제자도 (Authentic Discipleship)

 

제자의 삶을 이해하기 위해 존 스토트(John Stott)는 제자도”(Radical Discipleship)라는 책에서 왜 제자인가?” 라는 원초적 질문을 던진다그의 의도는 분명하다내가 누구인가우리는 누구인가라는 정체성에 대한 고찰로부터 삶과 사역이 재정립되지 않으면 진정한 제자는 만들어질 수 없기 때문이다제자의 중요성을 이해하기 위해 신약의 또 다른 호칭인 그리스도인이라는 용어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성경에서 그리스도인이라는 명칭은 세 번 등장한다(행 11:26; 26:28; 벧전 4:16). 그 속에는 예수를 따르는 자들의 삶과 행동이 그리스도를 닮았다는 이유로동시에 세상 사람들과 다른 형태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그들을 비하하기 위한 의도가 깔려있었다그러므로 그리스도인이라는 이름은 예수 그리스도를 진실로 사랑하고 닮고자 했던그리고 그리스도께 속했다는 이유만으로 고난 받기를 두려워하지 않았던 초대교회 성도들을 향한 세상의 평가와 여론이었다.

스토트는 그리스도인과 제자라는 호칭 모두가 예수님과의 관계를 함유하는 표현이라고 말했다그러나 제자가 의미 면에서 훨씬 더 강력한 단어라고 평가했다제자라는 용어 안에는 그리스도인들이 예수님과 어떠한 관계를 형성해야 하는지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헬라어로 마테테스(mathetes)라고 불리는 이 단어에는 배우는 사람’ 혹은 훈련받은 사람이라는 뜻이 담겨 있다즉 제자는 선생 되신 예수로부터 끊임없이 배우고 그의 생각과 행동을 닮기 위해 노력과 훈련을 기울이고 결국 예수의 삶을 실천하는 사람이 되는 운명이 주어진다그런 차원에서 진정한 제자도는 전심을 다하는 제자도(wholehearted discipleship)”가 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진정한 제자가 될 수 있을까제자도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성경적 원리를 발견하고 예수께서 가르쳐주신 방식과 사역에 동참하는 자세가 필요하다이를 위해 고민해야 할 몇 가지 선행적 이슈들이 있다

 

1) 제자도의 본질 (Essence of Discipleship)

제자로서 살아간다는 것은 예수를 하나님의 아들로 인정하는 것 그 이상의 것을 뜻한다참된 제자는 그의 구원을 경험하고 그의 지체가 되며 그의 방식을 따라 살되 그와 같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물론 그러한 과정은 단 시간에 이루어지지 않는다예수님의 인격을 배우고 그의 삶을 살아내기 위해서 어쩌면 평생에 걸친 배움과 훈련이 요구될 수도 있다중요한 점은 그리스도인들은 누구나 이러한 과정을 통과하고 이를 통해 세상의 작은 예수”(Little Jesus)로 존재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리스도에 의해 진실로 구속되었다는 것은 예수를 모방하는 일에 우리 자신을 드리는 것이라는 키에르케고르(Soren Kierkegaard)의 고백처럼 예수를 따르고 닮는 사역이야말로 진정한 제자도의 본질이 된다.

 

2) 제자도의 기초 (Foundation of Discipleship)

진정한 제자는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앞서 언급한 것처럼 진정한 제자는 기계적인 공식과 형식화된 프로그램에 의해 이루어지지 않는다그렇다고 해서 교회에서 행해지는 모든 제자훈련 프로그램들이 불필요하다는 것은 아니다이는 그 기초가 무엇인가를 다시 재고하고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프로그램으로 고착된 제자훈련은 제자 삼는 사역이 특별한 훈련과 소양을 지닌 소수의 전문가에 의해서 수행되어야 한다는 편견을 주입시켰다.제자훈련을 받는 당사자 역시 교회 사역에 진입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통과해야 하는 형식과 과정 정도로 인식하는 부작용이 발생하게 되었다따라서 대부분의 성도들에게는 제자가 되는 것도 제자를 삼는 사역도 나와는 상관없는 다른 누군가를 위한 프로그램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이 되고 말았다달라스 윌라드는 이러한 현상을 가르켜 오늘날 제자도는 성도들의 옵션이 되었고 교회는 결과론적으로 제자화 되지 못한 제자들로 채워지고 있다.”고 말한다제자로서의 삶은 성도의 선택이 아니라 필수요소이다적어도 제자가 예수를 따르는 모든 자들을 지칭한다는 사실을 인정한다면모든 성도들은 예수를 모델로 그분과 같이 되고자 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그분의 관점에서 인생을 보고 그분의 관점에서 맡겨진 삶을 살기 위해 자신을 드리는 삶이 요청되는 것이다.

 

3) 제자도의 길 (Journey of Discipleship)

제자도는 예수 그리스도와의 연합을 통해 형성된다당연히 그 연합의 목적과 대상은 예수 그리스도 한 분 뿐이다제자로 살아가면서 예수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사람은 진정한 제자가 아니다종교적 차원도 마찬가지다. “살아있는 그리스도가 없는 기독교는 필연적으로 제자도 없는 기독교가 되고,제자도 없는 기독교는 항상 그리스도 없는 기독교가 된다는 본회퍼(Dietrich Bonhoeffer)의 비판은 명목상의 그리스도인종교적 기능에만 충실한 오늘의 기독교를 향한 회개를 촉구한다.

진정한 제자는 그리스도와 함께 그리스도로 인해 살아간다그리스도의 주 되심을 인정하고 받아들임을 통해 그의 정체성은 세상이 아닌 하늘에 속한 자로 전이되고그로 인해 삶의 목적과 내용이 변하게 된다제자됨의 궁극적 목적은 예수를 닮는 것이고가장 중요한 사명은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는 것이다플로이드 맥클랑(Floyd McClung)은 이렇게 표현했다. “예수님의 제자가 된다는 것은 그의 생애의 더 위대한 이야기와 지상에서 우리의 목적즉 예수님의 다른 제자들과 함께 이루어내는 공동의 목적에 우리 인생을 헌신한다는 의미한다.” 죄로 물든 세상을 구속하고 그의 통치를 실현하는 위대한 사역에 동참하게 된 성도들은 자신의 삶을 통해 복음을 구체화(embodiment)하고 전파(transmission)해야 하는 거룩한 부르심을 위해 살아가는 하나님의 백성들이다.  

 

4) 제자도의 결과 (Result of Discipleship)

진정한 제자도는 순종을 통해 이루어진다예수를 믿고 고백할 뿐만 아니라 그 분의 주 되심과 절대적 권위를 인정하고 나아가 그리스도의 법즉 십자가의 법 앞에 절대적 순종을 하는 삶이 제자의 길이다예수는 그의 제자들을 향해 아무든지 나를 따라 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쫓을 것이니라”(마 16:24)고 말씀 하셨다진정한 자기부인은 자기 자신이 아닌 그리스도를 온전히 알 때만 가능하다당연히 자기를 부인하고 십자가를 지며 예수를 따르는 제자도의 결과는 세상의 인정과 갈채와는 거리가 멀다눈에 보이는 열매나 성취도 아니다예수의 부르심은 세속적인 욕망과 애착을 부인하고 죽기까지 주님을 따르는 십자가로의 초대이다본회퍼는 단호하게 말한다.

만일 우리가 우리의 십자가를 지는 것과 사람들의 손에 고통과 거부당하는 것을 거절한다면그것은 그리스도와의 교제를 포기하고 그를 따르는 것을 중단하는 것이다.... 제자도의 반대는 그리스도와 그의 십자가그리고 그 십자가가 초래하는 모든 결과들을 부끄러워하는 것이다.

예수님은 또 이렇게 말씀하셨다. “누구든지 제 목숨을 구원코자 하면 잃을 것이요 누구든지 나를 위하여 제 목숨을 잃으면 찾으리라”(마 16:25).제자는 세상에서의 성공을 꿈꾸는 사람이 아니다진정한 제자는 오직 예수로 인해 살고예수를 위해 살고예수와 함께 살면서 그 분이 믿고 위탁하신 사명을 감당하며 사는 사람이다예수께 가까이 나아가 그의 주되심 아래 살며 그의 구원의 능력과 놀라운 사랑을 찬양하며 열방에 구원의 소식을 전하는 증인으로서의 삶선교적 삶을 사는 것이 바로 제자도의 본질이다.

제자도그것은 예수를 따르는 신앙 공동체의 핵심적인 요소이다마찬가지로 선교적교회 운동을 유지하고 진행시키는 엔진과도 같다진정한 제자도의 회복 없이 진정한 교회와 선교는 이루어지지 않는다그러므로 우리는 진정한 제자됨의 의미를 다시금 이해하고 어떻게 우리 공동체가 제자를 만들고 형성하는 사역을 효율적으로 감당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다음 호에서는 예수님의 제자훈련과 선교적 제자 양성을 위한 원리를 고찰해 보자.

                                                                                                                                                    위십리더 매거진 2014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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